<스팀보이 (Steamboy)> : 재패니메이션의 섞어찌게식 캐릭터

일본이 아닌, 미국이나 유럽 등 이른바 서구세계를 배경을 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 그 등장인물들의 생김새는 얼핏 보더라도 서양인의 모습이 절대 아니다. 서양인과 동양인을 적절히 버무려 놓은 듯한, 서양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양인도 아닌, 국적불명의 인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다.

최근작 <스팀보이 (スチ-ムボ-イ / Steamboy)>를 놓고 보자.

그 어디서 영국인의 모습을, 그 어디서 미국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 비슷한 듯 하지만 결코 전형적인 그들의 모습이 아니다. 이것을 일본 애니메이션이 창조한 그들만의 독특한 캐릭터라고 설명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 하나. 일본애들은 왜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냈을까?

애니메이션의 脫일본화, 전세계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글로벌 캐릭터의 창조?

빙고~ 그리고, 여기서 글 마감.... 하면 좋겠지만, 그 속내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다. 애니메이션에 관한 한 일본은 그 자부감이 강하고 포부 또한 대단하다. 기획이나, 구성, 작화, 색감 등 모든 면에서 그 실력 또한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열광적인 팬들까지 있다. 오죽했으면 일본 애니메이션을 일컫는 말로 '재패니메이션'이라는 단어까지 생겨났을까.

문화사회학적 측면에서 볼 때 재패니메이션은 일본의 최고 문화상품이다. 재패니메이션은 일본적인 것, 일본의 문화를 알리기에 최고의 수단이다. 그리고 재패니메이션의 제작자들은 일본문화 전파자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러한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재패니메이션 특유의 캐릭터이다. 아무리 그 배경이 서양이라 할지라도, 재패니매이션의 등장인물에는 동양인, 특히 일본인의 모습이 녹아 들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재패니메이션을 보게 되는 전세계인들은 간접적으로,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의도된 대로, 일본, 일본인, 일본문화를 접하게 된다. 이보다 더 뛰어난 문화전파 전략이 어디 있겠는가.

by 8½이다 | 2005/04/07 16:16 | 영화를 봤는데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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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oculus at 2005/04/12 14:59
우와....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바쁘시더라도 틈틈히 시간 되실 때마다 글 자주 올려 주세요. 자주 안올라오면 제가 약간의 압박을 가할 수도 있겠습니다...(웃음).
Commented by 8½이다 at 2005/04/13 10:03
ㅎㅎㅎ 有言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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