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3일
몽골 日誌 (02) - 무룽 (Murun)
2008년 12월 26일. 아침 9시 30분, 호텔내 한국 식당.
가이드 숨베르가 약속 시간 조금 늦게 나타났다. 친구 엔크볼드와 새벽 5시까지 술 마셨다고.
아직도 입에서 풍기는 지독한 보드카 냄새. 간만에 만났다고 뽕을 뽑은 모양이다.
호텔의 한국 식당에서 된장찌게 등으로 간단히 아침식사. 당분간 한식은 이게 마지막이다.
아침 10시경 택시 타고, 엔크볼드의 가게로 가다.
엔크볼드는 이모부와 함께 큰 수퍼마켓을 운영중. 엔크볼드가 사장이란다.
엔크볼드, 역시 술냄새가 화악~ 풍기는데... 숨베르가 갑자기 엔크볼드를 보면서 놀려댄다.
원래 숨베르, 엔크볼드 그리고 또 한 명의 불알 친구가 있었는데, 숨베르가 외국 나가 있을 때 그 친구가 죽었단다.
새벽까지 술 마시면서 그 친구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엔크볼드가 죽은 친구가 보고 싶다면서 울었다는 것.
울보 엔크볼드, 울보 엔크볼드. 숨베르가 자꾸 놀린다.
내가, 진짜 울었냐? 하고 물었더니, 덩치 큰 엔크볼드가 노~! 노~! 하면서 얼굴까지 빨개진다...^^:;
엔크볼드, 그렇게 가서는 얼어 죽는다면서 숨베르에게 양털로 된 방한복 상하의와 침낭 두 개를 빌려 준다.
안감을 전부 양털로 채운 옷, 무게가 만만찮다. 상하의 합치면 10kg이 넘는단다.
무슨 놈의 옷 무게가 10kg..... 근데 따뜻하기는 하겠다.
엔크볼드가 아직도 술이 안깬 상태라 운전하기가 어려워서,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공항 세관에서 일하는 친구를 불렀단다.
몽골은 다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 다 그런 사이들이다...^^:;
엔크볼드의 친구가 차를 몰고 가게에 나타났다. 우리가 고맙다고 하자, 출근하는 길이라면서 괜찮다고 웃는다.
공항으로 출발. 그런데 엔크볼드가 얼굴을 계속 찡그리고 있다. Why?
이유는 간단했다. 새벽까지 마신 술 때문에 속이 쓰려서 그런단다...
엔크볼드가 갑자기 차를 세운다. 속이 쓰려서 해장술을 해야겠단다. 아침부터 그 독한 보드카를...? 오, 노.
엔크볼드가 가게에서 엑스 보드카 한 병과 물 두 병을 사가지고 나오면서 씨~익 웃는다.
이윽고 공항 도착. 그런데, 그런데.....
엔크볼드, 이 놈이 보드카를 따서 우리에게 한 잔씩 돌린다!
먼 길 떠나기 전에 보드카 한 잔씩 하는 게 몽골식 예법이란다.
자기가 속이 쓰려서 해장하겠다고 술을 사놓고는, 이 무신....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고, 어쩌겠어, 종이 컵에 가득 따른 보드카를 원 샷.
속에서 불이 난다. 그리고 활~활~ 타오른다.
더 가관인 것은 엔크볼드의 세관원 친구다. 차를 주차한 후 품 안에 보드카 병을 감추고 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남들 몰래, 품 안에 든 보드카를 따라서 한 잔씩 돌린다.
그러니 어떡해, 또 다시 원 샷.
아침부터 이 무슨 보드카 잔치. 속이 활활 타오르다 못해, 이젠 배 전체가 후끈후끈 거린다.
대합실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엔크볼드가 본부장의 스키복을 보면서 고개를 젓는다.
그러더니 그 큰 덩치로, 꼴까닥~ 하고 죽는 시늉을 한다.
마음 착한 엔크볼드, 그 옷 입고 갔다가는 얼어 죽는다면서, 자기가 입고 있던 오리털 파카를 벗어준다.
키 185cm의 엔크볼드 파카를 키 169cm의 본부장이 걸치니, 이건 오리컬 코트가 된다.
본부장,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주저없이 오리털 파카를 걸친다. 지금 폼생폼사가 문제냐, 일단은 따뜻하고 봐야지.
오케이. 탑승 시작. 버스를 타고 공항 활주로쪽으로 가니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가 기다린다.
SAAB 340B. 프로펠러 비행기.
겉으로 봐서도 알겠지만, 비행기 사이즈가 참 아담하다.
우리가 제일 끝자리였는데, 13번. 1+2 형태의 시트 배열로 각 번호에 좌석이 3개씩 배치되어 있다.
비록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안락하다.
12시 정각에 이륙한 비행기의 무룽 도착 예정 시간은 1시 30분경.
울란바타르에서 무릉까지는 약 670km, 비행기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만일 이 거리를 차로 갔으면 넉넉 잡고 이틀 걸린다.
눈이 와서 차로 가기 어렵다고 하더니, 정말인 듯. 눈이 많기는 많다.
국내선 비행기라고 깔보지 마시라, 음료수도 주고, 먹을 것도 준다.
비록 차갑게 식은 미니 햄버거이지만. 한 입 베어 문 순간, 조금 과장해서, 이빨이 시려울 정도.
몽골 EzJet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아가씨.
함께 비행기를 타게 된 세 쌍둥이 중 한 명.
인구가 많지 않고, 따라서 아기를 귀하게 여기는 몽골에서 세 쌍둥이는 무척이나 드물고 모두가 축하해준다.
국가에서는 세 쌍둥이를 낳으면 아파트까지 무료로 줄 정도란다.
비행기는 어느덧 무룽에 도착.
사진 아랫쪽 조그만 박스 형태의 집들이 촘촘이 모여 있는 곳이 무룽이다.
보기에는 이래도 몽골에서는 꽤 큰 도시에 속한다. 인구는 35,000여명 정도라고.
정확히 1시 30분에 무룽 공항에 도착. 공항이 참 아담하죠? 네, 정말 아담합니다...^^:;
승객들이 트랩을 통해 공항에 내리자 난리가 났다.
세 쌍둥이가 무룽에 온다는 소문이 이미 퍼진 듯, 현지 방송국에서 취재까지 나왔다.
무룽 공항은 앞서 얘기했듯 참 아담하기 때문에, 비행기에서 내린 후 그냥 공항 밖으로 걸어나가면 된다.
공항 활주로 바닥의 검은 색 줄들은 바닥의 아스팔트가 갈라져서 보수해 놓은 흔적.
그래도 공항이 이나마 구색을 갖춘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냥 초원에 착륙했던 시절도 있었다.
무룽 공항 전경.
무룽 공항 앞에는 조형물이 하나 서 있다. 바로, 양털가죽으로 직접 만든 날개를 이용해서 몽골의 푸른 하늘을 날고자 했던 하이잔 겔렝후라는 한 몽골인을 기념하기 위한 동상이다.
공항 밖으로 나가자, 미리 연락을 받고 기다리던 현지 운전기사 발도르치가 우리를 알아보고 반긴다. 러시아 봉고 후르공을 끌고 나왔다. 발도르치와 일정 등을 간단히 협의한 후 무룽 시내로 출발.
우선은 시장에 들러 물과 먹을 거리 및 몇 가지 필요한 물품을 사야 했다. 무룽 시내.
무룽 사장 입구 그리고 시장 안 모습.
본부장, 이렇게 생긴 방한 모자를 하나 샀다. 상당히 따뜻하단다.
그리고 둘이서 사이 좋게, 100% 양털로 만들었다는 몽골 전통 부츠를 샀다. 오케바리, 이제 동상 걸릴 염려는 없겠다...^^:;
몽골에서도 이제는 핸드폰이 생활 필수품. 시장을 나서는데, 아마도 아주머니가 처음 핸드폰을 구입한 듯, 열심히 만지작. 그 옆 후르공은 일종의 시외버스다.
시장에서 장을 본 후 식당으로 이동, 몽골 칼국수와 볶음밥으로 간단히 요기. Kimchi, 즉 김치라고 생긴 게 있어서 같이 주문했는데... 모양은 분명 우리나라 김치이건만 웬 놈의 조미료를 그렇게 많이 넣고 만들었는지, 맛이 영~ 별로다. 식당 내부. 작은 TV 밑에 노래방 기계가 보이고, 긴 줄과 마이크도 보이죠? 밤에는 이곳이 노래방으로 변신한단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동안, 운전기사 발도르치는 우리 여권을 복사해서 통행증을 신청. 우리가 가는 곳이 러시아와 맞닿은 국경지대라 통행 허가증이 필요하다고. 모든 준비를 마친 후 발도르치 집으로 갔다. 이곳은 몽골의 다른 지역과 달리 나무가 많아서 러시아풍의 나무집을 짓고 사는데, 그래도 사진에서처럼 집 안에 게르를 두고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발도르치 집의 내부. 이곳이 주방 역할을 하는 곳. 그 안쪽은 아이들 방인 듯. 발도르치는 아들과 딸을 두고 있는데, 아들놈이 손님이 오든 말든 TV 게임에 푹 빠져 있다.
거실 겸 침실. 상당히 잘 꾸며 놓았다.
이것이 무엇이더냐. 그 옛날 군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름통 아닌가. 몽골에서 차로 이동 중 기름 떨어지면 끝장이다. 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도, 혹시 몰라서 여분의 기름통까지 준비.
준비 끝. 이제 출발이다.
1차 목적지는 차강노르. 무룽에서 차강노르까지는 약 280km. 그러나 - 당연한 얘기지만 - 길이 좋지 않아서 차로 11시간 정도를 가야 한단다. 우리가 차를 전세낸 줄 알았는데, 발도르치가 가는 길에 아르바이트를 뛰는 모양이다. 차강노르에 산다는 젊은 부부 한 쌍이 우리와 동행한다. 그 중 아내가 영어를 할 줄 안다! 이름은 을지. 영어를 독학으로 배웠다는데 영어 실력이 상당하다. 영어를 웬만큼 할 줄 알아서, 여름에는 차강노르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타이가 숲 가이드를 한다고.
사진은 가이드 숨베르(왼쪽)와 을지의 남편(오른쪽). 나이가 32살이라는데, 그 옆 38살의 숨베르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
차강노르로 가기 전, 무룽 공항을 지나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슴돌 유적지를 먼저 둘러 보기로 했다. 시간은 어느 덧 오후 4시. 사슴돌 유적지를 둘러보고 차강노르로 향하면, 밤 새 차를 몰아도 다음 날 새벽이나 되어야 차강노르에 도착할 듯.
가이드 숨베르가 약속 시간 조금 늦게 나타났다. 친구 엔크볼드와 새벽 5시까지 술 마셨다고.
아직도 입에서 풍기는 지독한 보드카 냄새. 간만에 만났다고 뽕을 뽑은 모양이다.
호텔의 한국 식당에서 된장찌게 등으로 간단히 아침식사. 당분간 한식은 이게 마지막이다.
아침 10시경 택시 타고, 엔크볼드의 가게로 가다.
엔크볼드는 이모부와 함께 큰 수퍼마켓을 운영중. 엔크볼드가 사장이란다.
엔크볼드, 역시 술냄새가 화악~ 풍기는데... 숨베르가 갑자기 엔크볼드를 보면서 놀려댄다.
원래 숨베르, 엔크볼드 그리고 또 한 명의 불알 친구가 있었는데, 숨베르가 외국 나가 있을 때 그 친구가 죽었단다.
새벽까지 술 마시면서 그 친구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엔크볼드가 죽은 친구가 보고 싶다면서 울었다는 것.
울보 엔크볼드, 울보 엔크볼드. 숨베르가 자꾸 놀린다.
내가, 진짜 울었냐? 하고 물었더니, 덩치 큰 엔크볼드가 노~! 노~! 하면서 얼굴까지 빨개진다...^^:;
엔크볼드, 그렇게 가서는 얼어 죽는다면서 숨베르에게 양털로 된 방한복 상하의와 침낭 두 개를 빌려 준다.
안감을 전부 양털로 채운 옷, 무게가 만만찮다. 상하의 합치면 10kg이 넘는단다.
무슨 놈의 옷 무게가 10kg..... 근데 따뜻하기는 하겠다.
엔크볼드가 아직도 술이 안깬 상태라 운전하기가 어려워서,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공항 세관에서 일하는 친구를 불렀단다.
몽골은 다 친구의 친구, 그 친구의 또 다른 친구... 다 그런 사이들이다...^^:;
엔크볼드의 친구가 차를 몰고 가게에 나타났다. 우리가 고맙다고 하자, 출근하는 길이라면서 괜찮다고 웃는다.
공항으로 출발. 그런데 엔크볼드가 얼굴을 계속 찡그리고 있다. Why?
이유는 간단했다. 새벽까지 마신 술 때문에 속이 쓰려서 그런단다...
엔크볼드가 갑자기 차를 세운다. 속이 쓰려서 해장술을 해야겠단다. 아침부터 그 독한 보드카를...? 오, 노.
엔크볼드가 가게에서 엑스 보드카 한 병과 물 두 병을 사가지고 나오면서 씨~익 웃는다.
이윽고 공항 도착. 그런데, 그런데.....
엔크볼드, 이 놈이 보드카를 따서 우리에게 한 잔씩 돌린다!
먼 길 떠나기 전에 보드카 한 잔씩 하는 게 몽골식 예법이란다.
자기가 속이 쓰려서 해장하겠다고 술을 사놓고는, 이 무신....
성의를 무시할 수도 없고, 어쩌겠어, 종이 컵에 가득 따른 보드카를 원 샷.
속에서 불이 난다. 그리고 활~활~ 타오른다.
더 가관인 것은 엔크볼드의 세관원 친구다. 차를 주차한 후 품 안에 보드카 병을 감추고 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는 남들 몰래, 품 안에 든 보드카를 따라서 한 잔씩 돌린다.
그러니 어떡해, 또 다시 원 샷.
아침부터 이 무슨 보드카 잔치. 속이 활활 타오르다 못해, 이젠 배 전체가 후끈후끈 거린다.
대합실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엔크볼드가 본부장의 스키복을 보면서 고개를 젓는다.
그러더니 그 큰 덩치로, 꼴까닥~ 하고 죽는 시늉을 한다.
마음 착한 엔크볼드, 그 옷 입고 갔다가는 얼어 죽는다면서, 자기가 입고 있던 오리털 파카를 벗어준다.
키 185cm의 엔크볼드 파카를 키 169cm의 본부장이 걸치니, 이건 오리컬 코트가 된다.
본부장,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주저없이 오리털 파카를 걸친다. 지금 폼생폼사가 문제냐, 일단은 따뜻하고 봐야지.
오케이. 탑승 시작. 버스를 타고 공항 활주로쪽으로 가니 우리를 태우고 갈 비행기가 기다린다.
SAAB 340B. 프로펠러 비행기.

우리가 제일 끝자리였는데, 13번. 1+2 형태의 시트 배열로 각 번호에 좌석이 3개씩 배치되어 있다.
비록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안락하다.

울란바타르에서 무릉까지는 약 670km, 비행기로 1시간 30분이 걸리는데, 만일 이 거리를 차로 갔으면 넉넉 잡고 이틀 걸린다.


비록 차갑게 식은 미니 햄버거이지만. 한 입 베어 문 순간, 조금 과장해서, 이빨이 시려울 정도.
몽골 EzJet 항공사의 스튜어디스 아가씨.

인구가 많지 않고, 따라서 아기를 귀하게 여기는 몽골에서 세 쌍둥이는 무척이나 드물고 모두가 축하해준다.
국가에서는 세 쌍둥이를 낳으면 아파트까지 무료로 줄 정도란다.

사진 아랫쪽 조그만 박스 형태의 집들이 촘촘이 모여 있는 곳이 무룽이다.
보기에는 이래도 몽골에서는 꽤 큰 도시에 속한다. 인구는 35,000여명 정도라고.


세 쌍둥이가 무룽에 온다는 소문이 이미 퍼진 듯, 현지 방송국에서 취재까지 나왔다.

공항 활주로 바닥의 검은 색 줄들은 바닥의 아스팔트가 갈라져서 보수해 놓은 흔적.
그래도 공항이 이나마 구색을 갖춘 게 얼마 되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냥 초원에 착륙했던 시절도 있었다.



우선은 시장에 들러 물과 먹을 거리 및 몇 가지 필요한 물품을 사야 했다. 무룽 시내.












사진은 가이드 숨베르(왼쪽)와 을지의 남편(오른쪽). 나이가 32살이라는데, 그 옆 38살의 숨베르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

# by | 2009/01/13 13:48 | 여행을 갔는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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