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루무치 - 투루판과 천산천지 여행 예약하다

8월 26일 일요일 정오 무렵, 호텔로 돌아와서 체크-아웃. 원래 예약되었던 호텔로 돌아가다. 상당히 높은 층의 방을 준다. 호텔 방에서 내려다 본 우루무치 시 전경.
'아름다운 목장'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는 우루무치. 실크로드 이야기가 나올 때면 빠지지 않는 도시, 그래서 - 왜 그런 선입견이 들었는지 모르겠으나 - 당연히 사막의 도시라고 생각했던 곳. 그러나 우루무치는 여느 대도시와 다를 바 없다. 사실, 우루무치는 중국 서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로, 중국 최대의 자치구인 신장위그루자치구[新疆維吾爾自治區]의 구도이기도 하다. 오기 전에 읽은 자료에 의하면, 중앙아시아와 인접해 있는 곳이라 위구르족이 많고, 카자흐를 비롯 다른 13개 소수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고 했는데, 막상 와서 보니 한족이 가장 많은 듯 하다. 인구는 150만명 +/-.

투루판과 천산천지 관광을 예약하기 위해 호텔 비즈니스 센터를 찾았다. 그냥 차를 한 대 빌려서 돌아다닐까 하다가, 우루무치 기사 끌고 투루판 갔다가 고생할 것 같아서, 그냥 단체관광을 신청할 생각이다. 머리털 나고 처음 해보는 단체관광...ㅎㅎㅎ.

비즈니스 센터에 들어서는 순간, 다시 커뮤니케이션 다운 현상. 나, 중국어 안되고, 비즈니스 센터 직원, 영어 안된다.

마침 비즈니스 센터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투루판 관광안내 인쇄물을 가리키면서,

나: "Tomorrow, OK?" (내일 예약되지요?)
직원: "OK." (네, 예약됩니다.)
나: "OK." (예약해 주세요)
직원: "OK." (네, 알겠습니다.)

어딘가에 전화를 건다. 예약을 하는 듯. 그런데, 투루판 관광안내 인쇄물을 보니, 코스가 이상하다. 오기 전에 조사해서 온 장소들 중 몇 개가 빠져 있는 듯 하다. 특히, 고창고성, 베제크릭 천불동이 없다. 전화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나: "Only this?" (코스가 이게 다냐?)
직원: "Only this?" (온리 디스? 뭔 얘기냐, 모르겠다)
나: "Everything? All? Trupan?" (이 코스가 전부 다냐고요. 투루판, 이게 다냐고?)
직원: "OK, OK." (네, 거기에 나와 있는 코스 다 갑니다)
나: "No OK. Many, many." (아냐, 아냐, 코스가 더 있어야 해)
직원: "Many, many?" (코스가 더 있다구요?)

한자어로 고창고성과 베제크릭 천불동을 적어서 보여 준다. 직원, 고개를 갸웃 갸웃.

나: "뎅화, 뎅화." (여행사에 함 전화해서 알아봐라)
직원: "Wait." (네, 잠시 기다려 주세요)

중국말로 #$%@#&$(!&((*@&$^$.... 직원, 볼펜으로 천불동에 X 표를 긋는다.

직원: "Work." (공사중이래요. 사실, 이 말 이해하느라 1분 정도 걸렸다)
나: "Work? Work.... No." (공사중이라고? 공사중이라 관광이 안된다는 얘기구나)
직원: "Yes." (그렇습니다)
나: "고창고성?"
직원: "?????" (뭔 말이냐?)
나: "아, 미안하다, 내가 한국말로 했구나."

고창고성 한자어 옆에 물음표(?)를 그린다.

직원: "One."
나: "One?"
직원: "Yes, one."

아, 머리에 쥐 날려고 한다. One. 이게 무슨 뜻이냐. One? One? 이 때, 불연듯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한 가지.

나: "Two no, one yes?" (혹시, 교하고성, 고창고성 두 군데는 안되고, 둘 중 한군데만 된다는 얘기냐?"
직원: "Yes, yes!" (네, 그렇습니다!)

이런 우라질. 둘다 둘러봐야 하는데.

나: "費?" (얼마냐?)
직원: "220元"

비싸지는 않네. 우리 돈으로 29,000원 정도. 에잇, 코스 때문에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결정하자.

나: "후루룩 후루룩 OK?" (점심 포함된 가격?)
직원: "OK." (네)

나: "時?" (몇 시에 출발?)
직원: "08:00 - 20:00"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저녁 10시에 돌아옵니다)
나: "Beijing time?" (베이징 시간으로?)
직원: "OK." (그렇습니다)
나: "Hotel 부우우웅?" (호텔에서 출발?)
직원: "OK. 08:00 뎅화. Room" (네. 아침 8시에 손님 객실로 전화가 갈겁니다)
나: "08:00 뎅화? OK." (8시에 전화한다고. 알았다)

이렇게 해서 확정된 투루판 여행 코스: 坎儿井 --> 维吾尔古村 --> 交河故城 --> 火焰山 --> 葡萄沟

여기서, 다른 데는 다 알겠는데, 维吾尔古村? 维吾尔는 위그루. 古村는 옛날 마을? 그럼, 위그르족 옛날 마을? 그럼, 민속촌? 에잇, 모르겠다. 가서 보면 알겠지. 확정.

이어서 천산천지 예약. 훨씬 쉽다. 일사천리. 아침 9시에 출발, 오후 7시에 호텔로 컴백. 180元. 중식 포함. 굿.

오케바리, 예약은 모두 마쳤고, 이젠 호텔에서 가까운 바자르(시장)와 이도교시장이나 둘러보러 나갑시다.

by 8½이다 | 2007/09/10 14:22 | 여행을 갔는데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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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idelity at 2007/09/10 16:17
우하하하하 호텔 직원과의 대화는 정말 끝내 주는데요? 아무리 자국어사랑이라지만 Only this? 도 모르는 호텔 직원이라면 문제 심각한거 아닌가요. 대화의 절정은 "호텔 부우우우웅?" 입니다. 쓰러졌어요. 으하하하하. 영수님이랑은 천년전 아마존 여행이라도 가능할 것 같아요. 동물과도 대화가 되시는 거 아니에요? ㅋㅋㅋ
Commented by 8½이다 at 2007/09/10 17:38
거의 인간 승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우루무치/투루판 여행내내 주변에서 외국인은 딱 저 혼자, 그리고 모두 중국 현지인들이었는데, 이렇게든 저렇게든 의사소통은 되더군요.
Commented by oculus at 2007/09/10 21:21
그러게요. 실크로드의 도시라고 그래서 확실히 멋있는 무언가는 보이질 않네요. 대화 너무 재밌어요. 근데 정말 단체관광을?^^.
Commented by enchante at 2007/09/10 23:07
ㅋㅋㅋ 여행밸리에서 보고 왔는데.. 진짜 재밌네요. 바디랭귀지 최고십니다 ^^
우루무치, 투루판은 제가 10년전에 갔다온 곳이라서.. 반가운 마음에 클릭했습니다.
전 다행히 중국어를 굉장히 유창하게 하시는 분이 가이드 해주셔서 편하게 다녔었는데... 개인여행으로 다니셨나봐요. 부럽습니당. 링크 걸고가요 ^^
Commented by 강설 at 2007/09/10 23:55
우와 저렇게 의사소통이 되는군요 신기신기
Commented by 8½이다 at 2007/09/18 22:38
궁즉통... 이라고,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되기는 다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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