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 - 천단(天壇): 기년전(祈年殿)

기년전(祈年殿)으로 들어서기 위한 기년문(祈年門)이다. 중앙 출입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전 포스트에서 얘기했듯 중앙 출입문은 오직 천신(天神)만이 드나들 수 있기 때문. 동쪽 출입문은 황제 전용. 왕족과 고관대작들은 서쪽 출입문을 이용했다. 또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황제가 연중 가장 큰 제사를 지냈던 기년전의 출입문인만큼, 기년문은 다른 문들과 달리 흰 대리석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업로드된 사진들의 느낌이 약간씩 다른 것은 미놀타와 후지, 두 대의 카메라를 사용했기 때문)
우리는 그냥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자.
우리가 들어온 문을 한번 살펴볼까요? 웅장하면서도 화려하다는 말밖에는.
기년문을 들어서자마자 한 눈에 들어오는 웅장한 건물, 바로 기년전(祈年殿)이다. 클릭하면 큰 사이즈.
기년전(祈年殿)은 천단의 가장 대표적인 건물인 동시에, 황제가 연중 가장 큰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그 위상을 입증이라도 하듯, 기년전은 원구단과 비슷하게 생긴 기곡단이라는 제단 위에 당당한 위용으로 세워졌다. 외형은 높이 38m에 삼중 처마 구조이며, 각 층을 이루는 푸른 지붕은 유리기와라고 불리우는데 푸른 하늘을 상징한다고.
기년전은 모든 설계가 하늘의 뜻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용정주(龍井柱)라 불리는 기년전 중앙의 금빛나는 4개 기둥은 사계절을 뜻하고, 4개의 기둥을 둘러싸고 있는 12개의 기둥은 12개월을, 그리고 바깥쪽의 12개 기둥은 12시진을, 처마 기둥 24개는 24개의 절기를 각각 상징한다. 또한 큰 기둥까지 합쳐 모두 28개의 기둥은 그 당시까지 발견된 28개의 별자리 수와 같았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기년전을 하나의 소우주로 보고, 이 건물에 그 우주를 표현하기 위해 세밀한 부분까지 설계에 신경을 썼다는 걸 알 수 있겠다.
그럼, 기년전을 한번 둘러 봅시다.

기년전은 관광객들에게 두 말 할 나위 없이 최고의 사진 촬영 장소.
가끔은 이런 장난꾸러기 외국인 아가씨도 있다...^^
기년전은 황궁우처럼 좌우에 동배전(東配殿), 서배전(西配殿) 쌍둥이 별채를 두고 있다.
이 중 동배전에서는 기년전 역사문화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그 중 기년전의 내부 설계에 대한 설명.
그리고 서배전에서는 제천의식 때 사용된 각종 제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기년전의 부속건물인 듯 한데, 기년전 건물 뒷편에 황건전(皇乾殿)이라는 작은 건물이 한 채 있다.
안내팻말을 읽어보니... 기년전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천제가 열리는 동안 천신과 황제 조상들의 위패가 이곳으로 옮겨와 모셔졌다. 천제 하루 전날 황제 혼자 이곳에 와서 향을 피우고 제를 올렸으며, 천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담당 관리가 이들 위패를 기년전 안으로 옮겨 모셨다. 사진은 황건전 내부 모습.
기년전을 빠져나오면 긴 복도라는 뜻을 지닌 폭 3m, 길이 350m의 장랑(長廊)이 나온다. 천제에 바쳐질 모든 제물들은 이 장랑을 통해 제단으로 옮겨졌다.
장랑을 따라서 가다보면 좌측으로 갈림 통로가 하나 있는데, 천제 때 제물로 사용될 짐승을 잡던 곳과 연결된다. 그러나 지금은 문이 굳게 닫혀 있고, 안내팻말만이 그 앞을 지키고 있다.
장랑에서 동문 쪽으로 빠져나오면 천단의 마지막 코스 - 최소한 나에게는 - 칠성석(七星石)이 나온다. 짐작들 하시겠지만, 칠성은 곧 북두칠성을 의미한다.
이 칠성석에는 믿거나 말거나 전설이 한 가지 있는데, 하늘의 북두칠성의 문이 열리면서 일곱 개의 돌이 이곳에 떨어졌는데, 이를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 천단을 이곳에 세우게 되었다고. 재미있는 것은, 칠성문 안내팻말은 이 전설을 정면으로 부인하면서, 이 일곱개의 돌은 천단을 지으면서 태산의 일곱 봉우리를 상징하는 의미로 큰 돌을 깍아서 만든 인공돌이라고 적고 있다. 당연히 후자가 맞겠지요.

그런데 칠성석(七星石)은 그 이름과 달리 일곱 개의 돌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 사진에서는 잘 안나타나지만, 여덞 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다. 한족의 명나라가 망하고 만주족의 청나라가 들어선 후, 만주족도 중화민족의 일원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황제 칙령으로 여기에 돌 하나가 더해졌단다. 청나라 황제의 생각에 따르면, 칠성석에 돌 하나를 더함으로써 중국의 모든 민족은 한 가족, 그리고 중국은 통일국가임을 알리고 싶었다고.

이렇게 해서 옛 중국의 황제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곳, 천단을 둘러 보았다. 황궁우에서 좌측으로 가면 있다는 재궁(齋宮)도 둘러볼까 했으니, 그건 옆길로 빠지는 코스라서 생략. 참고로, 재궁은 황제가 제천의식을 치루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히 하던 곳이란다. 하늘에 지내는 신성한 제사이니만큼 아무리 황제라 할지라도 3일전부터 이곳에 들어와서 정치는 물론이거니와 술, 여자, 음악 등 일체의 향락을 멀리하면서 일종의 근신을 했는데, 3일 동안 그렇게 지내기가 아무래도 어려웠던 모양. 청나라 때부터는 그냥 천제가 열리는 날 새벽 일찍 천단으로 와서 해 뜰 무렵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역시, 황제는 안되는 게 없어요... 하늘의 아들이니까.

천단공원 동문쪽으로 빠져 나왔다.
마지막으로 여행 정보(?) 한 가지. 천단공원 동문으로 빠져나온 후 좌측의 육교를 건너면, 한 때 북경 짝퉁 시장의 대명사였던 홍교시장이 나온다.
다음에는 북경의 어디로 갈까나...

by 8½이다 | 2006/12/05 23:15 | 여행을 갔는데 | 트랙백 | 덧글(1)

트랙백 주소 : http://latino.egloos.com/tb/283275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수연 at 2008/02/27 19:29
자료로 사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